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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issues

근로자의 날은 왜 5월 1일이 되었을까? (1.Mai, Mayday)

안녕하세요 Denis입니다. 

한국과 독일은 마찬가지로 5월 1일, 독일어로는 1.Mai, 근무자의 날이며, 독일 또한 공휴일입니다. 근로자의 날은 왜 5월 1일이 되었을까요? 

 

Resource : unsplash.com


5월 1일의 의미

 

근로자의 날 휴일은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886년 5월 1일부터 시작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대규모의 노동조합 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동 조합이 궁극적으로 노사에 요구하던 내용은 더 나은 근무 조건과 하루 8시간의 노동 시간을 보장해달라는 것이었죠. 현재 우리에겐 8시간의 노동 시간부터  유연근무제까지 도입되어 평균 12시간의 노동 시간이 평균이었던 그 때의 노동자의 삶은 쉽게 상상되지 않기도 합니다. 약 40만 명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고, 이는 곧 무력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시카고는 파업의 중심지 중 하나였으며 약 9 만 명의 사람들이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위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5월 3일, 경찰과의 무력 충돌로 이어지던 중 공장 근처에서 6명의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됩니다. 다음 날 시카고 헤이 마켓의 시위와 집회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고, 수많은 군중이 집결되어 있던 장소에 폭탄이 투하되어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폭탄을 투하한 사람의 존재는 명확하게 파헤쳐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과 시위를 계획하고 조직한 8명의 남성은 기소되어 유죄를 선고받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아무런 증거없이 8명의 피해자들은 모두 감옥형 또는 사형을 선고 받게 되었습니다. 이 유죄 판결은 국제노동조합의 연대를 이끌어 내게 되었고 결국 또 다른 시위가 발생하게 됩니다. 


노동절이 휴일이 된 이유


1889년 7월, 국제 회의를 위해 파리에서 약 40 명의 사회당과 노조 대표단이 모였습니다. 이 행사는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의 100주년을 맞이하는 행사이기도 했지만, 시카고 헤이마켓 폭동에 가담한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 후, 1889년 7월 20일, 5월 1일은 세계 근로자의 날로 결정됩니다. 

 

 

하지만, 1890년 이후에도 많은 국가에선 여전히 8시간의 노동 시간을 요구하기 위한 시위가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독일 사회민주당인 SPD는 파업과 항의가 이루어진 5월 1일을 노동운동의 날이라고 지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주는 해고 및 기타 제재 조치를 취했죠. 그 결과 5월 1일은 독일에서 노동자의 날 뿐만 아니라 계급 투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1919년 초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5월 1일을 휴가로 만들기위한 노력이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의견 차이로 인해 이는 무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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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5월 1일, 독일 히틀러가 군림한 나치정권에서 처음으로 유급 휴가로 지정됩니다. 이에 따라 5월 1일은 “국가 노동절”로 선언되었고, 히틀러는 노동조합을 해체시키며 자신의 프로파간다를 위해 해당 노동절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듬해 5월 1일은 "독일 국민의 국경일"로 선언되었습니다. 새로운 이름과 함께 해당 노동절은 노조운동과의 연결성을 잃게 됩니다. 대신 게르만의 전통 풍습 및 봄을 기념하는 축제의 날로 지정됩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휴일은 노동자의 날로서의 색깔을 버리고 독일의 전통 문화를 축제하는 날로 변하게 된 것이죠.  동시에 "독일 국민의 국경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 듯이, 나치 정권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게 되는 날로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연합국은 5월 1일을 공의회에 의하여 공휴일로 확정했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노동자의 날"이 된 것이죠. 특히 독일 통일 전, 동독에서는 해당 노동자의 날이 집회와 대중 시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를 비롯하여, 붉은 카네이션이 사회주의의 상징으로 채택되었습니다. 

 


5월 1일 관습과 전통

 


계급 투쟁, 사회주의 운동, 봄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축제 등 독일에서 100년 동안 변해온 근로자의 날은 오늘 날 독일에서 지역마다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행사를 하게 됩니다. 제가 사는 곳에선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공간에 단기간 설치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튼튼하고 사고가 없었다고 합니다) 놀이기구를 즐기고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행사장이 마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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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일 : 코로나 기간의 근로자의 날

코로나 위기로 인한 현재 독일의 국가적인 여행 규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2020년 5월 1일은 공공장소의 집회나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하네요. 대신 독일 노동조합 단체는 온라인으로 대중과 조합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근로자의 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독일 노동조합연맹은 2020년 노동자의 날의 성명에 "Solidarity is not alone, 연대는 혼자가 아니다."를 이번해의 모토라고 발표했습니다. 연방시민교육기관에 따르면, 금일 온라인으로 생중계 될 연설과 토론회에서는 전염병의 경제적 결과 뿐만 아니라, 전염병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을 직업들을 선정하여 현시점의 근로 조건에 타당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합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의 시간동안 한국을 포함하여 투쟁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오늘 날, 근로자의 날을 휴일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이겠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어엿한 '근로자'가 된 저도, 비록 자가격리로 인해 집에서 보내게 되겠지만 보다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